국립발레단 지젤공연

 

 

발레리나들은 몸으로 예술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발레리나들은 아름다운 몸을 갖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지요.

 

그런데 어떤 발레리나가 얼마나 아름다운 몸을 가졌는가 하는 것을 어떻게 판가름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지젤 라인’이라는 것으로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을 따져보곤 한답니다.

 

‘지젤 라인’이란 바로 유명한 발레 작품 <지젤>에서 나온 말입니다.

 

‘지젤’의 2막 마지막 부분에는 주인공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환상적인 이인무를 추는 장면이 나오지요.

 

여기서 지젤 역을 맡은 발레리나의 목에서 어깨, 긴 팔로 이어지는 선을 바로 ‘지젤 라인’이라고 합니다.

 

이 ‘지젤 라인’이 아름다운 발레리나를 보면 사람들은 참 아름다운 몸을 가졌다고 감탄하곤 하지요.

 

발레 작품 <지젤>은 이렇게 ‘지젤 라인’이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아름다운 춤과 발레리나의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러면 <지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발레 작품인지 살펴볼까요?

 

 

 

 

●명랑한 시골처녀 지젤과 경쾌한 춤이 있는 1막

 

독일 라인계곡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어느 아름다운 농촌.

과부 베르트(Berthe)에게는 지젤이라는 순수하고 귀여운 딸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예뻐하는 아가씨 지젤은 로이스(Loys)라는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이스는 사실은 평범한 시골청년이 아니었답니다.

 

사실 로이스는 유명한 귀족 가문의 알브레히트(Albrecht)라는 백작이었던 거지요.

 

하지만 로이스 역시 지젤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로이스에게는 바틸드라는 귀족가문의 약혼녀까지 있었지만 로이스는 지젤과 몰래 만나면서 사랑을 이어갔지요.

 

그런데 이런 로이스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젤을 짝사랑하는 산지기 힐라리온(Hilarion)이었습니다.

 

힐라리온은 ‘로이스만 아니었다면 내가 지젤과 결혼할 수 있을텐데’하는 마음이 들어서 로이스를 몹시 미워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힐라리온은 로이스가 평범한 시골청년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 챕니다. 그래서 힐라리온은 로이스가 신분을 속이고 지젤과 만나온 것을 폭로할 계획을 세웁니다.

 

어느 흥겨운 포도축제날, 힐라리온은 로이스의 약혼녀 바틸드와 지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모든 것을 폭로해버립니다.

 

로이스는 시골청년이 아니고 바틸드와 약혼한 백작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 순간 지젤은 로이스가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실성해서 고통스러워하다가 숨을 거두고 맙니다.

 

 

 

 

●잠깐! 지젤 1막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지젤 1막에서 주인공 지젤은 천진난만하고 명랑한 시골 소녀입니다.

 

지젤은 매일 아침 로이스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흥겨운 춤을 추는 깜찍하고 발랄한 소녀이지요.

 

그래서 1막의 춤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대부분이랍니다.

 

지젤과 로이스의 사랑의 감정이 주인공들의 춤 속에 흥겹고 신나게 녹아있지요.

 

하지만 1막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마지막에 지젤이 정신을 잃고 죽어가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사람들은 발레리나들에게 춤 실력뿐만 아니라 연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사랑의 감정에 들떠 있다가 로이스에게 배신당해 죽고 마는 1막의 지젤 -발레리나의 뛰어난 연기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니까 관람할 때는 눈을 크게 뜨고 잘 보아야겠죠?

 

 

 

 

●슬픈 영혼 지젤의 아름다운 사랑-2막

 

안타깝게 죽은 지젤은 2막에서 윌리가 되어 나타납니다.

 

윌리란 결혼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처녀의 영혼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제2막은 윌리들의 춤으로 시작됩니다. 먼저 윌리의 여왕 미르타(Myrtha)가 춤을 춥니다. 미르타의 춤은 다른 윌리들의 깊은 잠을 깨웁니다.

 

다른 윌리들이 일어날 때마다 무대에는 여러 나라의 화려한 춤들이 펼쳐집니다.

 

오리엔트 풍의 춤, 인도 춤, 프랑스 춤, 독일 춤 등 윌리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 춤을 추는 이 장면은

지젤의 2막에서 가장 화려하고 신비스런 장면이지요.

 

<지젤>을 관람한 사람들은 윌리들의 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윌리들의 춤은 사실 무서운 춤이었답니다.

 

윌리들은 지젤을 찾아 무덤에 온 산지기 힐라리온을 둘러싸고 춤을 추다가 힐라리온을 늪 아래로 떨어뜨려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윌리들은 결혼을 못한 처녀였기 때문에 산 남자들을 보면 모두 늪에 떨어뜨려 죽여버리는 나쁜 습성이 있었지요.

 

때마침 알브레히트도 지젤을 그리워하며 무덤가를 찾습니다.

 

이제 윌리들은 힐라리온처럼 알브레히트도 죽여버리려고 하지요.

 

하지만 지젤은 사랑하는 알브레히트가 죽는 것을 그냥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젤은 새벽이 오기까지 알브레히트를 지켜주며 긴 춤을 춥니다.

 

이 부분에서 관객들은 알브레히트와 지젤의 환상적인 이인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슬픈 춤도 잠시, 마침내 새벽이 와서 다른 윌리들이 무덤으로 돌아가 버리면 지젤도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지젤은 슬픈 얼굴로 땅 속으로 천천히 꺼져 들어갑니다.

 

그리고 알브레히트는 자신의 목숨을 살린 지젤이 사라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안타까워합니다.

 

 

 

 

●관객과 발레리나들이 모두 사랑하는 작품-지젤

 

<지젤>의 2막에서는 윌리와 지젤의 신비롭고도 슬픈 아다주를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느린 춤이 가지는 낭만과 신비, 또 우아함이 <지젤>의 2막에는 모두 들어있지요.

 

또 하나! 2막의 끝부분에서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추는 환상적인 이인무, 그리고 그때 엿볼 수 있는 ‘지젤 라인’의 아름다움도 잘 보아야겠죠?

 

<지젤>은 이렇듯 1막과 2막 모두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 무용으로 가득하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젤>이 초연된 지 15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지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발레 관객들에게는 가장 보고 싶은 작품으로, 또 발레리나들에게는 가장 주인공을 맡아보고 싶은 작품으로 언제나 손꼽히는 작품-바로 <지젤>입니다.

 

 

 

 


 

  

'불새' 발레작품 가운데서 강렬하면서도 서커스를 보는 듯한 화려한 분위기를 갖고있는 작품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고전 발레작품들 많은 작품을 만든 미하일 포킨느가 안무를 작품이지요.

 

포킨느는 당시에 가장 유명한 발레단이었던 발레륏스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레 륏스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언론에서는 발레 륏스의 단점 하나를 비판합니다.

 

그것은 바로 발레륏스가 러시아인만의 특징을 살린 발레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지요.

 

그래서 포킨느는 러시아인만의 독특한 발레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당차고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발레-그것이 포킨느가 만들고 싶어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때 발레 륏스의 단장 디아길레프는 포킨느와 함께,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에게 발레음악을 만들어줄 것은 부탁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곡이 '불새' 쓰인 웅장한 관현악곡이지요.

 

스트라빈스키가 만든'불새' 음악은 강한 리듬에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음악이었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은 '불새' 성공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지요.

 

발레 공연은 우아하고 차분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강렬한 이미지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작품 '불새'-그럼 '불새'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까요.

 

 

 

 

*1-불새가 있는 숲속

 

막이 열리면 숲 속에서 이반왕자가 사냥을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반 왕자 앞에갑자기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무언가가 나타납니다.

 

이반 왕자는 깜짝 놀라 빛을 바라보지요.

 

번쩍이던 빛은 잠시 불새로 변합니다. 불새는 반은 새이고 반은 여자인 신비로운 동물이었습니다.

 

왕자의 눈에 불새는 정신없이 도망갑니다.

 

하지만 이반 왕자는 불새를 끝까지 쫓아가 결국 사로잡고 맙니다.

 

불새는 이반 왕자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지요. 불새의 신비롭고 강렬한 모습에 끌려 잡아 가려고 했던 이반왕자는 불새가 간절하게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는 불새를 놓아주기로 합니다.

 

그러자 불새는 착한이반 왕자에게 보답을 하고 떠납니다.

 

불새는 이반왕자에게 자신의 붉은 깃털을 하나 뽑아주면서 왕자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도와주겠다고 약속하지요.

 

과연 불새는 이반 왕자와의 약속을 정말 지키게 될까요?

 

 

 

 

*2-마법사 카츄이의 정원

 

이반 왕자는 마법사 카츄이의 정원에 있습니다.

 

이반 왕자는 마법사에게 붙들려 있는 왕녀들을 몰래 만나려고 정원에 들어온 것입니다.

 

여기서 이반 왕자는 왕녀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장면은 '불새'에서 아주 유명한 장면입니다.

 

왕녀들은 민속춤을 추고 이어서 이반과 왕녀들은 러시아형 원형댄스를 선보입니다.

 

민속춤과 러시아형 원형댄스는 얼핏 보면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실은 매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춤입니다.

 

바로 장면 때문에 이반 왕자는 물론이고 군무를 추는 왕녀들까지 불새 공연을 위해서 많은 훈련이 필요한 것이지요.

 

하지만 평화로운 춤도 잠시 갑자기 무대는 어두워지고 괴물군단과 마법사 카츄이가 정원으로 돌아옵니다.

 

카츄이는 자신의 정원에 침입한 이반 왕자를 해치려 합니다.

 

이때 이반 왕자는 불새가 깃털을 꺼냅니다.

 

카츄이는 불새의 깃털을 가진 이반 왕자를 해치지 못합니다.

 

카츄이가 이반 왕자에게서 깃털을 빼앗으려고 정신없는 사이 멀리서 불새가 나타납니다.

 

온몸이 붉은 깃털로 불타오르는 불새는 이반 왕자에게 칼을 쥐어주고는 괴물들을 물리쳐줍니다.

 

불새 공연에서 가장 주목해야 부분은 바로 장면입니다.

 

괴물들을 물리칠 불새의 춤은, 거의 서커스에 가까울 정도로 화려하고 강한 춤들로 가득합니다.

 

이때의 불새의 춤은 아주 어려운 기술들이 많기 때문에 보통 훈련이 발레리나들은 '불새'역에는 도전하기도 힘이 들지요.

 

불새가 이렇게 괴물들을 물리치는 사이이반 왕자는 카츄이를 물리치고 왕녀를 데리고 떠납니다.

 

그리고 불새는 엉망이 마법사 카츄이의 정원을 다시 평화롭게 만들어놓고 사라집니다.

 

부분에서 불새가 괴물들을 잠재울 나오는 '자장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손꼽힙니다.

 

 

 

 

*3-이반 왕자와 왕녀의 결혼식

 

3막에서는 괴물과 마법사를 물리치고 왕궁에 돌아온 이반 왕자와 왕녀의 결혼식이 열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을 축하하고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춤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하객들의 춤은 결혼식의 신나고 화려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줍니다.

 

 

 

 

*사랑과 정의를 지켜주는 신비의 -불새

 

지금까지 타마라 깔사비나, 마곳 폰테인 유명한 프리마 발레리나들이 불새역을 맡아왔습니다.

 

아마도 '불새'만큼 주인공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는 작품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다른 역할들도 기교와 연기를 보여줘야 하지만, 불새 역을 맡은 발레리나는 무대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신비감을 불러 일으켜야 하니까요.

 

'불새'는 발레리나들에게 연기하기 까다롭고 힘든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도 발레리나들은 '불새' 를 공연하기 위해 끊임없이 바를 잡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불새'가 우리사람들 곁을 맴돌며 사랑과 정의를 지켜주는 신비로운 새의 이야기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빈사의 백조 (협연: 발레리나 김주원)   

 

 

하얀 튀튀를 입은 발레리나의 모습은 언제나 우아한 백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발레 작품들 중에도 백조를 소재로 하여 만든 아름다운 작품들이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백조의 호수>와 같은 작품도 백조를 다룬 발레로 유명하지만 바로 이 작품 <빈사의 백조>는 슬프고 마음 아픈,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한 마리 백조를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 공연 총 시간 2분의 위대한 명작

 

<빈사의 백조>의 공연시간은 단 2분입니다.

 

아니 어떻게 2분 만에 발레를 공연할 수가 있느냐구요?

 

하지만 <빈사의 백조>에서의 2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2분을 가장 극적으로 무대에서 보여준답니다.

 

사실 <빈사의 백조>의 줄거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제목 그대로 빈사 상태에 있는 한 마리 백조의 마지막 몸짓이전부이지요.

 

빈사란, 거의 다 죽어가는 지경을 나타내는 말이랍니다.

 

무대에 올라온 한 마리 백조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보려고 날개짓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 죽어가는 백조는 날아오르지 못하고 자꾸만 쓰러지고 넘어집니다.

 

<빈사의 백조>에서는 이 백조가 왜 죽어가고 있는지, 어째서 이렇게 다친 것인지 말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관객들은 한 마리 백조가 결국 마지막에 숨을 거두기까지의 안쓰럽고 처절한 몸짓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뿐이지요.

 

하지만 관객들은 <빈사의 백조>를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을 느낍니다.

 

날아오를 듯 날아오를 듯 백조 역을 맡은 발레리나는 처절하게 손을 떨지만, 결국 백조는 외롭게 숨을 거두니까요.

 

그러나 관객들이 <빈사의 백조>를 보면서 한없는 슬픔만을 느끼는 것은 아니랍니다.

 

2분의 명작 <빈사의 백조>를 본 관객들은 한결같이 <빈사의 백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백조를 보며 느끼는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

 

<빈사의 백조>에는 놀랍게도 단 한 개의 스텝만이 사용됩니다.

 

바로 짧은 시간에 무대를 미끄러지듯이 이동하는 부레(bourre)라는 스텝이지요.

 

이 스텝을 통해서 발레리나는 호수를 미끄러지듯 헤엄치는 백조의 모습과 죽음에 임박해서 더 이상 날아오를 수 없는 긴박한 절망감을 표현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빈사의 백조>에서 발레리나의 손과 팔은 더 이상 손과 팔이 아닙니다.

 

무대에서 발레리나의 팔은 날개가 되고 손은 날개깃이 됩니다.

 

살기 위해 마지막까지 날갯짓을 하는 백조의 움직임은 발레리나의 여린 손짓과 몸짓으로 더 생생하게 보여 집니다.

 

이때 관객들은 아주 소중하고 중요한 것 하나를 느낍니다.

 

바로 삶의 소중함이지요.

 

살기 위해 애쓰는 백조들의 몸짓, 그 안타깝고 슬픈 몸짓을 보면서 관객들은 반대로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느끼는 것이지요.

 

2분짜리 짧은 발레작품-<빈사의 백조>가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에게 이토록 명작 중의 명작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빈사의 백조>와 안나 파블로바

 

<빈사의 백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어느 발레리나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입니다.

 

<빈사의 백조>의 안무가 미하일 포킨은 생상스의 유명한 클래식곡 ‘동물의 사육제’ 가운데 ‘백조’를 연습하고 있다가

바로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를 위해 이 발레작품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안나 파블로바의 애절한 연기는 세계를 감동시켰습니다.

 

아직까지 안나 파블로바의 <빈사의 백조>를 그대로 연기할 줄 아는 사람은 없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많은 발레리나들이 자신만의 <빈사의 백조>를 만들어나갔습니다.

 

안나 파블로바의 백조가 애절한 백조였다면, 갈리나 울라노바는 이후 품위있는 백조를, 마야 플리세츠카야는 생명력 있는 백조를 연기했습니다.

 

요즈음까지도 세계 속의 발레리나들은 자신만의 백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빈사의 백조>의 연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백조가 탄생하여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게 될까요?

 

<빈사의 백조>는 오늘날에도 단 2분만으로 관객들에게 최고의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목신의 오후> '무용의 '이라고 불리던 바슬라프 니진스키(Vaslav Nijinsky) 안무한 작품입니다.

 

<목신의 오후> 니진스키가 안무가로 처음 데뷰한 작품이었지요.

 

작품은 프랑스의 위대한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목신의 오후>라는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 <목신의 오후> 발레로 만들어보자고 했을 , 말라르메는 강하게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시에는 줄거리가 없기 때문에 발레로 만들어도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목신의 오후> 무대에 올려졌을 많은 관객들은 독특한 분위기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떤 관객들은 이건 발레도 아니라면서 항의를 하기도 했고, 어떤 관객들은 새로운 발레가 등장했다면서 환호하기도 했지요.

 

어쨌든 <목신의 오후> 당시에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공연되었고, <목신의 오후>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반은 사람, 반은 야수-외로운 목신의 이야기

 

<목신의 오후> 줄거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목신의 오후> 간단하면서도 독특한 줄거리로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작품이지요.

 

몹시 더운 여름날입니다. 깊은 숲속의 어느 바위에 목신이 앉아 있습니다.

 

목신은 몸의 반은 사람, 반은 징그러운 야수의 모습을 동물이었지요.

 

목신에게는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습니다.

 

그래서 목신은 혼자서 피리를 불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이때 근처 호숫가에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일곱 명의 귀여운 요정들이 목욕을 하러 내려온 것이지요.

 

목신은 요정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서 요정들에게 천천히 다가갑니다.

 

하지만 요정들은 징그러운 목신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모두 달아나 버립니다.

 

목신은 요정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다시 다가가지만 요정들은 자꾸만 멀리 멀리 도망가 버리지요.

 

그런데 저기 어여쁜 요정이 혼자 남아 있습니다.

 

요정은 친구들과는 달리 목신에게 흥미를 보입니다.

 

목신은 가슴이 설렙니다. 어여쁜 요정을 목신은 사랑하게 되지요.

 

괴물같은 모습을 목신과 어여쁜 요정과의 사랑- 과연 이루어질 있을까요.

 

 

 

 

*떠난 요정을 그리워하는 슬픈 목신

 

목신은 어여쁜 요정에게 끝내 사랑을 고백합니다.

 

요정도 목신의 고백을 받아들일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목신이 가까이 다가와 앉으려 하자 어여쁜 요정은 두려움에 떨다가 멀리 멀리 도망갑니다.

 

어여쁜 요정도 남과 다른 모습을 목신을 사랑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요정은 목신의 곁을 떠나 황급히 달아납니다.

 

그러다가 요정은 매고 있던 스카프를 떨어뜨리고 갑니다.

 

목신은 스카프를 주워서 품안에 소중히 감싸 안습니다.

 

스카프에는 자신이 잠깐이나마 사랑했던 요정의 향기가 묻어 있으니까요.

 

목신은 스카프를 들고서 다시 바위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바위 위에서 피리를 부는 대신 요정이 남기고 스카프를 가만히 어루만집니다.

 

자신을 떠나간 요정을 간절하게 그리워하면서 말이지요.

 

 

 

 

*우아함과 부드러움만이 발레의 전부는 아니다

 

<목신의 오후> 안무한 니진스키는, 징그러운 겉모습 속에 슬픈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목신을 어떻게 표현해낼까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평범한 발레리노의 춤만으로는 목신의 외로움과 고통을 제대로 드러낼 없을 테니까요.

 

<목신의 오후>에서 목신 역할을 맡은 발레리노의 딱딱하고 이상하게 보입니다.

 

니진스키는 부드러움과 우아함을 강조해오던 발레 안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안무를 시도했습니다.

 

목신은 무대에서 팔을 ㄱ자로 구부린 로보트처럼 움직이지요.

 

목신은 특별한 도약이나 회전도 없이 그저 딱딱한 춤만을 계속해서 춥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관객들은 춤을 통해서 보통 사람과 다른 외모를 지닌 목신의 외로움을 천천히 이해해 나갈 있게 됩니다.

 

 

*안무가 니진스키

 

니진스키는 당시에 환상적인 도약으로 사람들에게서 '무용의 '이라고 불리었지만, 자신의 도약만 보고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발레는 서커스와는 달라서 화려한 기술이 전부가 아니라고, 니진스키는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목신의 오후> 통해서 니진스키는 화려한 기술 없이도 새로운 발레를 만들어낼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공연에서 니진스키가 스스로 연기했던 목신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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