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지젤공연

 

 

발레리나들은 몸으로 예술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발레리나들은 아름다운 몸을 갖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지요.

 

그런데 어떤 발레리나가 얼마나 아름다운 몸을 가졌는가 하는 것을 어떻게 판가름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지젤 라인’이라는 것으로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을 따져보곤 한답니다.

 

‘지젤 라인’이란 바로 유명한 발레 작품 <지젤>에서 나온 말입니다.

 

‘지젤’의 2막 마지막 부분에는 주인공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환상적인 이인무를 추는 장면이 나오지요.

 

여기서 지젤 역을 맡은 발레리나의 목에서 어깨, 긴 팔로 이어지는 선을 바로 ‘지젤 라인’이라고 합니다.

 

이 ‘지젤 라인’이 아름다운 발레리나를 보면 사람들은 참 아름다운 몸을 가졌다고 감탄하곤 하지요.

 

발레 작품 <지젤>은 이렇게 ‘지젤 라인’이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아름다운 춤과 발레리나의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러면 <지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발레 작품인지 살펴볼까요?

 

 

 

 

●명랑한 시골처녀 지젤과 경쾌한 춤이 있는 1막

 

독일 라인계곡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어느 아름다운 농촌.

과부 베르트(Berthe)에게는 지젤이라는 순수하고 귀여운 딸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예뻐하는 아가씨 지젤은 로이스(Loys)라는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이스는 사실은 평범한 시골청년이 아니었답니다.

 

사실 로이스는 유명한 귀족 가문의 알브레히트(Albrecht)라는 백작이었던 거지요.

 

하지만 로이스 역시 지젤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로이스에게는 바틸드라는 귀족가문의 약혼녀까지 있었지만 로이스는 지젤과 몰래 만나면서 사랑을 이어갔지요.

 

그런데 이런 로이스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젤을 짝사랑하는 산지기 힐라리온(Hilarion)이었습니다.

 

힐라리온은 ‘로이스만 아니었다면 내가 지젤과 결혼할 수 있을텐데’하는 마음이 들어서 로이스를 몹시 미워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힐라리온은 로이스가 평범한 시골청년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 챕니다. 그래서 힐라리온은 로이스가 신분을 속이고 지젤과 만나온 것을 폭로할 계획을 세웁니다.

 

어느 흥겨운 포도축제날, 힐라리온은 로이스의 약혼녀 바틸드와 지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모든 것을 폭로해버립니다.

 

로이스는 시골청년이 아니고 바틸드와 약혼한 백작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 순간 지젤은 로이스가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실성해서 고통스러워하다가 숨을 거두고 맙니다.

 

 

 

 

●잠깐! 지젤 1막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지젤 1막에서 주인공 지젤은 천진난만하고 명랑한 시골 소녀입니다.

 

지젤은 매일 아침 로이스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흥겨운 춤을 추는 깜찍하고 발랄한 소녀이지요.

 

그래서 1막의 춤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대부분이랍니다.

 

지젤과 로이스의 사랑의 감정이 주인공들의 춤 속에 흥겹고 신나게 녹아있지요.

 

하지만 1막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마지막에 지젤이 정신을 잃고 죽어가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사람들은 발레리나들에게 춤 실력뿐만 아니라 연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사랑의 감정에 들떠 있다가 로이스에게 배신당해 죽고 마는 1막의 지젤 -발레리나의 뛰어난 연기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니까 관람할 때는 눈을 크게 뜨고 잘 보아야겠죠?

 

 

 

 

●슬픈 영혼 지젤의 아름다운 사랑-2막

 

안타깝게 죽은 지젤은 2막에서 윌리가 되어 나타납니다.

 

윌리란 결혼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처녀의 영혼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제2막은 윌리들의 춤으로 시작됩니다. 먼저 윌리의 여왕 미르타(Myrtha)가 춤을 춥니다. 미르타의 춤은 다른 윌리들의 깊은 잠을 깨웁니다.

 

다른 윌리들이 일어날 때마다 무대에는 여러 나라의 화려한 춤들이 펼쳐집니다.

 

오리엔트 풍의 춤, 인도 춤, 프랑스 춤, 독일 춤 등 윌리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 춤을 추는 이 장면은

지젤의 2막에서 가장 화려하고 신비스런 장면이지요.

 

<지젤>을 관람한 사람들은 윌리들의 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윌리들의 춤은 사실 무서운 춤이었답니다.

 

윌리들은 지젤을 찾아 무덤에 온 산지기 힐라리온을 둘러싸고 춤을 추다가 힐라리온을 늪 아래로 떨어뜨려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윌리들은 결혼을 못한 처녀였기 때문에 산 남자들을 보면 모두 늪에 떨어뜨려 죽여버리는 나쁜 습성이 있었지요.

 

때마침 알브레히트도 지젤을 그리워하며 무덤가를 찾습니다.

 

이제 윌리들은 힐라리온처럼 알브레히트도 죽여버리려고 하지요.

 

하지만 지젤은 사랑하는 알브레히트가 죽는 것을 그냥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젤은 새벽이 오기까지 알브레히트를 지켜주며 긴 춤을 춥니다.

 

이 부분에서 관객들은 알브레히트와 지젤의 환상적인 이인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슬픈 춤도 잠시, 마침내 새벽이 와서 다른 윌리들이 무덤으로 돌아가 버리면 지젤도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지젤은 슬픈 얼굴로 땅 속으로 천천히 꺼져 들어갑니다.

 

그리고 알브레히트는 자신의 목숨을 살린 지젤이 사라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안타까워합니다.

 

 

 

 

●관객과 발레리나들이 모두 사랑하는 작품-지젤

 

<지젤>의 2막에서는 윌리와 지젤의 신비롭고도 슬픈 아다주를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느린 춤이 가지는 낭만과 신비, 또 우아함이 <지젤>의 2막에는 모두 들어있지요.

 

또 하나! 2막의 끝부분에서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추는 환상적인 이인무, 그리고 그때 엿볼 수 있는 ‘지젤 라인’의 아름다움도 잘 보아야겠죠?

 

<지젤>은 이렇듯 1막과 2막 모두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 무용으로 가득하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젤>이 초연된 지 15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지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발레 관객들에게는 가장 보고 싶은 작품으로, 또 발레리나들에게는 가장 주인공을 맡아보고 싶은 작품으로 언제나 손꼽히는 작품-바로 <지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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