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가을 단풍 시, 김현주 시인의 '단풍 나무'
nikkieselin
2016. 9. 5. 10:32
단풍 나무
김현주
단풍나무, 붉게 물들고 있었지요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부끄러운 날들 이어지더니
가을이 오고 말았지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던 나는
산에 올라 못되게도
단풍나무에게 다 뱉어내 버렸지요
내 부끄러운 마음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아, 단풍나무,
고만, 온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데요
내 낯빛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뻔뻔해질수록 가을산마다,
단풍나무 붉게붉게 물들고 있었지요